HUB(중간물류센터)는 각기 다른 지역에서 보내진 택배 상자가 모이는 곳입니다. 택배를 하나하나 따로 배송하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죠. 택배를 한데 불러모아 비슷한 목적지를 가진 것들끼리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을 업계 용어로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라고 부릅니다. SUB(지역중계터미널)는 각 지역의 영업소에서 모은 택배가 HUB로 향하기 전 1차로 모이는 곳, 그리고 HUB에서 분류된 택배가 고객에게 가기 전 들르는 곳입니다.
구미에서 시킨 내 물건이 대구로 내려간 이유는 간단합니다. 구미에 HUB가 없기 때문이죠. HUB는 교통의 요충지에 위치합니다. 내 택배 하나의 이동 거리만 따진다면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본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죠
다만 HUB에 정말 많은 택배가 모이다 보니, 택배가 누락, 분실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작업 프로세스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기 이전엔 그 빈도가 훨씬 높았죠. HUB의 의존도가 높으면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위험도 안고 있습니다. 한 HUB에서 발생한 분류작업의 차질이 꽤 많은 택배 물량의 배송 지연 사태를 빚을 수 있는 거죠.
옥천HUB가 ‘옥뮤다’로 악명 높은 이유가 있죠. 인터넷에 ‘옥천HUB’를 검색해보면 택배를 받지 못해 잔뜩 화가 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십 만 건 택배를 처리하는 옥천HUB는 운이 나쁘면 일주일 넘게 택배가 묶여 있는 걸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