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의 유태인을 학살하는데 중심에 있었던 독일군 장교 아이히만... 예루살렘에서 진행되었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고 한나 아렌트가 말했던 '악의 평범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영상.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서 깊은 숙고와 고민, 생각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언제나 악을 범할 가능성에 놓여 있게 됩니다. 악은 그렇게 우리 곁에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도 늘 이러한 악의 위협에 넘어지고 쓰러지고, 힘들어 하기도 하구요... 온전한 시민적 주체가 된다는 것은 바로 '악의 평범성'을 깊이 인식하고 그때그때 선택의 순간에 깊은 숙고와 숙의, 생각을 수반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실천적 지혜는 숙고 있는 행동에 따른 실천을 의미하는 것이지, 단순히 우아하고 고상한 생각을 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철학이 있는 시민이 된다는 것, 온전한 시민적 주체가 된다는 것은 자신안에 '생각의 힘(아레테, arete)'이 얼마나 전면적으로 내면화되어 있는가와 비례하는 것은 아닐지요?